5 (전율, 감동)

판타지소설추천리뷰/ 패스파인더 - 여왕 作

심플캣 2024. 5. 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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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소원을 이뤄 주는 화폐 ‘패스’를 찾아다니는 패스파인더.
평범한 취준생인 가람은 충동적인 생각으로 이계로 떠나게 된다.
가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돌아와 보니 원래 세상은
사람과 동물이 모두 사라진 유령 도시가 되어 버렸다.
가족과 원래 세계를 되찾으려면
‘패스’를 모아 소원을 빌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언제 눈사태에 휩쓸릴지 모를 설산부터
숨 쉬기도 어려운 심해, 지옥 같은 미궁 등
험난한 곳에만 있는 패스들 때문에 고난의 연속이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패스를 찾아가야 하는 운명에 놓인 가람은
과연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키워드

#여주판타지 #차원이동 #먼치킨 #참신한소재 #무거움 

 

줄거리&리뷰

 

10년도 더 된 소설인데 지금 읽어도 참신한 소재에 놀라고 작가님의 파격적인 진행으로 숨죽이면서 보게 되는 소설이다. 평범한 취준생인 가람이 '패스파인더' 가 되면서 일어나는 일인데 그 패스파인더라는 존재가 됨으로써 취준생 가람이라는 존재는 완벽하게 부서지고 패스파인더로써 새롭게 만들어진다.

 

로맨스 판타지라고는 나와있는데 로맨스는 1도 없고 나올수 없을 만큼 무거운 분위기로 이어진다. 가람은 여정을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절망하고 깨닫고 또 절망하고 깨달음을 반복하며 가람의 패스파인더로써의 삶이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좋았다. 어떤 시련이 와 무너져도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악착같이 견뎠다. 하지만 그것 또한 무한한 시간 앞에서 스러졌다.

 

여주의 여정에 따라 점점 적응해가는 감정변화에 독자 입장에서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가진다. 뭔가 현실의 나도 돌이키게 된다. 마음에 묵직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다. 3부로 구성된 스토리인데 가람의 감정과 상황이 변함에 따라 부작으로 구성되어있다. 마음이 두근두근하는 로맨스는 아니지만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하다.

 

읽다보면 저 순간이 소름돋는 순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슬펐던 결과였다.

 

맛보기

 

언젠가, 너무나 힘들고 고되어 차라리 목숨을 끊어버리면 어떨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럼에도 단 한번뿐인 목숨 소중하게 여기자며 추슬렀는데. 이럴 줄이야. 

 

가람은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게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분노나 충격도 없었다. 고요했다. 너무나 고요해서 심장조차 뛰지 않는 것처럼.

 

머릿속을 달구는 분노는 없다. 오히려 차갑다. 너무나 차가워 얼어붙은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뇌 대신 얼음덩어리가 들어있는 게 아닐까 싶을만큼 차가웠다. 침착해서 한없이 가라앉고 가라앉는다.

 

작은 가람의 방 한쪽에는 이제 너무나 익숙해 그냥 풍경 그대로 굳어진 것처럼 보이는 차원의 문이 열려있다. 저 문 덕분에 가람은 꿈이라며 외면할 수도 없었다.

 

그 날, 그 날의 풍경이다. 감정이 없어 차갑게 얼어붙은 뺨 위로 뜨거운 눈물이 가로지른다.